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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포도

제목 2018년 편지 등록일 2018.11.28 06:37
글쓴이 정의선 조회 921

안녕하십니까?

폭염, 폭우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포도를 수확했습니다. 돌아보니 서울서 귀농한지 40여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세상도 변하고 만물도 많은 변화를 했지만 바뀌지 않은 것은 농업, 농촌, 농민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인 것 같습니다.

농약을 많이 쳐도 농약 잔류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신제품이 기승을 부리고 포도, 고추 착색을 내는데 제일이라는 착색제 선전이 농민 시선을 장악해도 생산자, 소비자 모두 남의 일처럼 덤덤한 세태인데 무슨 물질이 해롭다고 방송에서 한마디만 하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는 나라.

회장처럼 유기농업 해야 농업도 살고 소비자들도 건강한 먹거리를 먹습니다!’

앞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논란의 제초제를 (몬산토 제초제 사용해 암 걸린 남성에 3264억원 배상 판결- 서 암 유발 인정 판결. 국내서도 유통, 안전 논란 재 점화.‘) 한 종류만 사용하면 안 된다고 두서너 가지 혼용 사용하라고 친절하게 귀농자에게 가르치는 농업 관계자들이 많다면 믿겠습니까?

정의선 옆에서 유기농업 하면 깡통 차기 알맞아! 이런 소리 많이도 듣습니다.

점점 돈 되는 유기농업은 해도 돈 안 되는 철학적(?) 유기농업 싫다는 이런 혼돈 속에서 40여년을 버텨왔지만 정말 이제는 힘이 듭니다.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생협을 기초하며 내세운 목표가 생산자는 소비자의 건강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이었습니다. 생산 농민의 생활을 망각하고 외면하면 또한 소비자의 건강도 망각하고 외면하게 됩니다.

조상들이 콩을 심어도 콩 세알을 넣어 콩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들의 몫이고 콩 하나는 땅속 벌레의 몫이고 나머지 콩 하나가 사람 몫이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콩 한 알만 심고 농약을 뿌려 오직 나만 먹겠다는 풍조를 조장하는 일들과 유기농업 농민들에 대한 배려 부족은 참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우려됩니다.

소량의 포도, 포도즙 주문이라도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을 맛보겠다는 소비자에 대한 고마움으로 먼 길 마다 않는 농민 마음을 헤아리는 상생의 길을 그려봅니다.

아마도 힘에 부쳐 가까운 미래에 그만 둘지라도 사는 날까지 농민의 업이라고 생각하며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배려로 가는 날까지 노력해 보렵니다.

중국에서 자기네 5% 최상의 고객을 위해 달라고 하는 걸 안 된다!’ 거절한 것도 국가적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힘들 때 서로 도와준 소비자들을 외면하고 혼자 잘 살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잘 사는 것은 서로 동행하는 것이라는 걸 폭염, 가뭄 속에서 또 배우는 한해였습니다.

최대한 터진 포도를 손질하지만 한 두알 터져 공급되더라도 올해 같은 날씨에는 이해 바랍니다. 2018년 정경애 정의선드림 (문의는 010-3535-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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