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늘 꿈을 꿉니다.
농사꾼 소리 지긋지긋하다고
서울로 간 용바우 내외
도시 진저리쳐진다며 고향으로 오는 꿈을
열 손가락으로 셈을 하던
초등학교 일 학년 아이들이
넘치고 넘쳐
일 학년 이 반, 삼반으로
운동장 가득가득 채웁니다. 늘 꿈을 꿉니다.
소 파동으로 죽은 영농후계자 창수,
시신 누일 방 한 칸 없어
물에서 건진 그대로
여름비 그리 울던 저수지 둑에서
이승의 마지막 밤 보내고
내 손으로 염하고 묻어 주었는데
포항에서 생선 장사 하는 마누라와
아빠는 돈 벌러 멀리 갔다고 믿는
철부지 아이들 손 꼭 잡고
다시 고향에서 살겠다고 돌아오는 꿈을
여기저기
잊혀졌던 이름들이 불리고
잃어버린 얼굴들이
골목을 누빕니다.
늘 꿈을 꿉니다.
단오날
동네 구판장 옆 공터에
꽹과리, 장구가
신명나게 울리던 그 날이
이 땅에 다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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