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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도 덜도 말고 등록일 2018.12.19 05:25
글쓴이 정의선 조회 88

더도 덜도 말고

 


늘 꿈을 꿉니다.


 

농사꾼 소리 지긋지긋하다고


서울로 간 용바우 내외


도시 진저리쳐진다며 고향으로 오는 꿈을

 


열 손가락으로 셈을 하던


초등학교 일 학년 아이들이


넘치고 넘쳐


일 학년 이 반, 삼반으로


운동장 가득가득 채웁니다.

 

늘 꿈을 꿉니다.

 


소 파동으로 죽은 영농후계자 창수,


시신 누일 방 한 칸 없어


물에서 건진 그대로


여름비 그리 울던 저수지 둑에서


이승의 마지막 밤 보내고


내 손으로 염하고 묻어 주었는데


포항에서 생선 장사 하는 마누라와


아빠는 돈 벌러 멀리 갔다고 믿는


철부지 아이들 손 꼭 잡고


다시 고향에서 살겠다고 돌아오는 꿈을

 


여기저기


잊혀졌던 이름들이 불리고


잃어버린 얼굴들이


골목을 누빕니다.



늘 꿈을 꿉니다.


 

단오날


동네 구판장 옆 공터에


꽹과리, 장구가


신명나게 울리던 그 날이


이 땅에 다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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